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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Ideation

by sepang 2023. 2. 15.

  3학년 2학기 종강 이후 첫 프로젝트를 어찌어찌 마무리 한 뒤 느낀 것은 '나중에 회사가서도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건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4학년에 들어가기전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보고 싶었고 원래는 동계방학 때 현장실습 과목을 통해 인턴을 하려했다. 하지만 3학년, 체험형, spring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회사의 공고는 한 곳 뿐이었고 면접에서 탈락해버렸다,,, 현장실습 모집기간은 거의 끝나갔기 때문에 외부공고를 닥치는대로 찾아보고 2~3군데에 지원하였고 그 중 한 곳에 합격하여 작년 연말부터 다니고 있는 중이다.

 첫 출근부터 지금까지는 퇴근하고 피곤하거나 쓸 주제가 마땅치 않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잘 쓰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가 얼마전 취업한 선배를 만났는데 취업 이후에도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에 자극을 받아 다시금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다니고 있는 곳은 디지털 마케팅 회사이고 내가 해야할 것은 마케팅 관련 솔루션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php와 관련 프레임워크를 학습하다가 중간에 예정이 바뀌어 현재는 pyhton과 flask 프레임워크를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요구사항이 변경되어 3~4월 전까지 구현을 시작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인턴들과 합이라도 맞출겸 미니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주제를 정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주제를 딱 정하고 구현을 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시니어분이 회의에 참관하면서 단순히 프로젝트가 아닌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어떻게 아이템을 생각하고 구체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그럴싸한 주제와 구현에 대해 생각하는데 급급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여기에 남겨보고자 한다.

  주제를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리뷰를 남겨 집을 구할 때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로 잡고 시작해보자. 물론 해당 예시는 가볍게 생각한 것이니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나 적절치 못한 사항이 있을 것이다.

1. 핵심 pain point와 그에 대한 해법, 즉 핵심 가치(core value)를 찾는다.

  대부분 사업이나 프로젝트 주제를 끌어낼 때는 불편이나 불만(pain point)를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처음봤을 땐 좋아보였던 집이 막상 살아보니 ~점이 별로든데 다음에 이사갈때도 이렇게 되면 어떻하지?'같은 경우다. 이러한 pain point를 해소해줄 방법이 핵심 가치(core value)인 것이다. 여기서는 '자신에 집에 대한 리뷰를 남기면 다음 세입자는 이를 고려하여 집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로 잡아보자.

 

2. 해법이 "작동하기 위한" 참여자 집단을 상정하고, 각각에게 줄 수 있는 이익(benefit/incentive)를 찾는다. 작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참여자 집단의 경우, 이를 배제할 수 있는 불이익/제한 조건을 찾는다.

  그렇다면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는 앞서 말했듯,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리뷰를 남겨 집을 구할 때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이다. 그렇다면 해당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들이 유입되어야 할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리뷰를 읽고 집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과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전자는 '집 선택에 도움'이라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게 없는 것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핵심 가치를 추가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리뷰를 남겨 집을 구할 때 선택에 도움을 주고 맘에 드는 집에 대해 직거래 환경도 제공하는 서비스'로 바꿔보자. 이렇게 되면 집주인은 자신의 집이 잘 팔리기 위해 리뷰를 작성할 것이다. 아니며 '화해'처럼 리뷰를 작성해야 다른 리뷰를 볼 수 있는 등의 기능을 통해 세입자의 리뷰를 촉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서비스가 생기게 된다면 '중계업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다. 이는 직거래 수수료를 중계 수수료보다 훨씬 낮게 잡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3-1. 앞의 과정을 통해 해법이 "작동하게 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율을 계산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운영과 인프라 구축 등의 제반 비용을 제외한 실제 수익율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해당 부분은 전체 시장 규모, 핵심 참여자, 각 시점에서의 예상 점유율과 운영/유지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부동산 거래 시장 규모를 파악하고 초반에는 1인가구를 주요 타겟으로 하자는 식의 전략을 세운 뒤 이에 따라 요구되는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3-2. 예상 경쟁자와 그들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핵심 참여자에 대한 '그들'이 주는 가치를 생각해보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상대적인 이점은 무엇인지 파악한다.

  예상 경쟁자는 기존 부동산 플랫폼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한 서비스가 주는 가치와 BM에 대해 생각해보고 우리 서비스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특정 타깃을 선정한다든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차별점을 설정해야 한다.

3-3. 장기적으로 추가 경쟁자가 발생할 수 있는가? 그들과 격차는 무엇으로 유지할 것인가?

  3-2는 기존에 존재하는 경쟁자였다면, 여기서는 새로 유입될 수 있는 경쟁자들에 대한 대비를 생각하는 단계이다.

 

4. 여기까지 만든 가치 연쇄의 지도가 핵심 가치명제 (Value Proposition)을 유지하고 있는가?

  2.에서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추가/변경 되었듯이, 이전까지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항들을 조율하면서 서비스에 새로운 기능이나 가치가 더해질수도 있고, 덜어내질수도 있다. 여기까지 왔을 때 기존에 설정했던 핵심 가치인  '자신에 집에 대한 리뷰를 남기면 다음 세입자는 이를 고려하여 집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지, 기존 의도와는 크게 달라져 버린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한다. 

 

5. 최종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만들어진다.

 

마무리

  미니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하려다가 구현 가능성을 떠나 비즈니스 측면을 고려한 ideation에 대해 짧게나마 느껴볼 수 있어서 이후 더 넓은 측면으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니어 분께서 덧붙인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 단순한 차원이어도 접할 수 있는 여러 사업/업무에 이런 모델을 적용시켜 보면 꽤 재미있는게 많이 보일 것이다. 긴 흐름에서는, 꼭 창업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근로자)가 회사의 업무 안에서 모델상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또는 경쟁업체/경쟁자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이런 생각을 할 때 엔지니어라는 정체성은 오히려 장점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시스템의 제약조건과 모듈 간의 파이프라인을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구현할 때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에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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